임찬순 칼럼집, 뒷목출판사, 詩人이 괴로워하는 사회
1, 우리시대 위징은 있는가____왕건이 세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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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궁예의 외투에서 나온 왕건이 918년 6월 13일 칼로 세운 국가였으나 고려의 외투에서 나온 이성계가 공양왕을 칼로서 쫒아낸 1392년 7월 16일까지 475년간 이어온 나라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칼로 일어난 나라는 칼로 망한다」는 진리를 고려도 보여준 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건은 무지막지한 칼에만 의지한 「칼에 의한, 칼을 위한, 칼의 나라」를 만들지 않았다.
온갖 수단을 다해 인심을 끌어 모았다. 지방 토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그들의 딸과 정략결혼을 하여 무려 29명의 아내를 거느린 끔찍하고도 후안무치의 뻔뻔함도 감추지 않았다.
그가 죽기 한달 전, 943년 4월, 박술희를 불러 전한 「훈요십조」는 후대 왕들이 욕심에 사로잡혀 나라를 어지럽히고 쓰러뜨릴까 염려되어 아침저녁으로 펼쳐 보라...고 만든 교훈이었다.
도선의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정한 곳 말고는 함부로 사찰을 짓지 말라, 후세 왕들의 장남이 변변치 못하면 차남에서 정통을 이으라. 중국의 제도에만 맞추지 말며, 거란을 본받지 말라. 아부하는 자를 멀리하고, 간하는 자를 가까이 하며 백성들의 조세를 줄여 주고 상벌을 엄격히 하라.
항상 경전과 역사를 널리 읽으라. 연등회,팔관회를 가감없이 시행하라. 車峴 이남과 공주의 강 바깥은 지세가 좋지 않으니 그곳 사람들에게 정권을 주지 말라...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고려는 고구려의 외투에서 나온 국가여서 잃어버린 저 광대무변한 만주땅을 되찾는 것이 가장 큰 국가적 목표였고 國是였다
그러나 그 뜻은 이루지 못한채 원나라에게 짓밟혔다.
마침내 원이 서산으로 기울고 명이 새로 불끈 일어나 두나라가 건곤일척 싸움을 벌일 때 하늘이 失地回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나 위화도 회군이 망가뜨렸다.
이성계는 우왕과 창왕을 연거푸 갈아 치우고 1389년 45세의 공양왕을 왕위에 올렸으나 꼭두각시에 불과했고, 4년만에 쫒아내는 것으로 34대의 고려는 비극의 종말을 고했다.
최근 상영하는 TV 드라마인 「태조왕건」의 불꽃이 엉뚱하게도 청주에 튀어 우리의 자존심을 훼손시키고 있다.
고려 건국에 즈음하여 청주출신 아지태와 임춘길이 반기를 들었다며 사실을 사뭇 날조시키고 허풍을 떨었기 때문이다.
궁예의 최후는 보리 이삭을 훔치다가 백성들에게 매맞아 비열하게 죽었는데도 영웅화 시키더니 청주는 비하했기 때문이다.
청주는 옛부터 서원경으로 존중받아 올곧은 참 선비가 많이 산곳인데도 무참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발끈만 해서 무엇하는가.
어차피 픽션이 듬뿍 들어 가야 맛이 나는 드라마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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